중국의 상업용 서비스 로봇 기업 ‘Pudu(普渡, 푸두)’가 최근 BG1 시리즈라는 대형 청소 로봇을 공개했습니다. 이 제품의 핵심 키워드는 바로 ‘AI 네이티브(AI Native)’입니다. 단순히 AI 기능을 추가한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AI를 중심으로 설계된 청소 로봇이라는 뜻이죠. 과연 이게 무슨 의미일까요? 그리고 왜 중국 기업들은 이런 방식으로 로봇 시장을 재편하려 하는 걸까요?

AI 네이티브란 무엇인가: 하드웨어와 AI의 곱셈 관계
지금까지 대부분의 청소 로봇은 ‘하드웨어 중심’으로 발전해왔습니다. 더 큰 물탱크, 더 긴 배터리 수명, 더 복잡한 구조를 갖추는 방식이었죠. AI는 그저 경로를 최적화하거나 장애물을 피하는 보조 기능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환경이 복잡해지면 이런 방식은 한계에 부딪힙니다. 예를 들어 쇼핑몰 구석이나 공항의 복잡한 동선에서는 여전히 사람이 직접 청소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Pudu가 제시한 ‘AI 네이티브’ 개념은 이런 구조를 완전히 뒤집습니다. 그들은 AI 네이티브 청소 로봇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AI 네이티브 청소 로봇 = 정밀 실행의 ‘하드웨어 자유도’ × 진화하는 ‘AI 자유도'”
여기서 ‘하드웨어 자유도’란 로봇이 물리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동작의 범위를 말합니다. BG1 시리즈는 앞쪽의 쓸기 장치와 뒤쪽의 물걸레 장치가 독립적으로 움직이며, 브러시의 압력과 높이도 각각 조절됩니다. 벽면 청소를 위해 브러시가 기계 본체 밖으로 확장되기도 하죠. 이런 설계 덕분에 로봇은 훨씬 더 다양한 동작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AI 자유도’는 로봇이 환경을 얼마나 이해하고 판단할 수 있는지를 의미합니다. 단순히 쓰레기를 인식하는 것을 넘어, 사람의 동선이 어떻게 변하는지, 조명이 어떻게 바뀌는지, 공간 구조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파악합니다. 그리고 이 정보를 바탕으로 실시간으로 청소 전략을 수립하죠.
중요한 건 이 두 가지가 ‘곱셈 관계’라는 점입니다. 하드웨어만 좋아도 안 되고, AI만 똑똑해도 안 됩니다. 둘 중 하나라도 부족하면 전체 성능이 제한되기 때문이에요. 하드웨어가 없으면 AI의 판단을 실행할 수 없고, AI가 없으면 하드웨어는 그저 기계적으로 움직일 뿐입니다. Pudu는 이 두 요소를 처음부터 하나의 시스템으로 설계했고, 그래서 ‘AI 네이티브’라는 표현을 쓰는 겁니다.

AI Magic Cleaning: 청소를 ‘기술’로 만드는 시스템
BG1 시리즈의 핵심은 ‘AI Magic Cleaning’이라는 시스템입니다. 이름만 들으면 마케팅 용어 같지만, 실제로는 청소 과정 전체를 재설계한 기술 체계예요.
기존 청소 로봇은 정해진 경로를 따라 정해진 동작을 반복합니다. 하지만 AI Magic Cleaning은 ‘감지 → 판단 → 실행 → 피드백 → 학습’이라는 순환 구조로 작동합니다. 로봇이 바닥의 오염 상태를 파악하고, 어떤 청소 방식이 적합한지 판단한 뒤, 실제로 청소를 수행하고, 결과를 확인한 다음, 그 데이터를 학습에 활용하는 거죠.
예를 들어볼까요? 로봇이 바닥에 음료수가 쏟아진 걸 발견했다고 가정해봅시다. 기존 로봇이라면 그냥 정해진 대로 쓸고 닦았겠지만, BG1 시리즈는 다릅니다. 먼저 이게 액체 오염이라는 걸 인식하고, 앞쪽 쓸기 장치를 들어 올린 뒤, 뒤쪽 물걸레 장치만 작동시킵니다. 만약 오염이 심하면 브러시 압력을 높이고 세제 투입량도 늘리죠. 청소 후에는 결과를 확인하고, 오염이 남아있으면 다시 한 번 청소합니다.
이런 방식은 단순히 ‘똑똑하다’는 수준을 넘어섭니다. 로봇이 상황에 맞는 ‘청소 기술’을 선택하고 조합하는 거예요. 마치 숙련된 청소 전문가가 현장 상황을 보고 판단하는 것처럼요.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이 밀리초 단위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사용자 입장에서는 로봇이 알아서 완벽하게 청소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벽면 청소의 혁신: 외부 확장 브러시
대형 청소 로봇의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가 바로 벽면이나 선반 밑 청소입니다. 로봇 본체가 크다 보니 브러시가 벽에 닿지 않아서 몇 센티미터씩 청소가 안 되는 구역이 생기죠. 넓은 공간에서는 이런 ‘사각지대’가 엄청나게 많아지고, 결국 사람이 다시 청소해야 합니다.
Pudu는 이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결했습니다. BG1 시리즈의 브러시는 필요할 때 기계 본체 밖으로 확장됩니다. AI가 벽면을 인식하면 브러시를 바깥쪽으로 밀어내서 벽에 최대한 가까이 붙이는 거예요. 동시에 충돌 방지 알고리즘이 작동해서 벽에 부딪히지 않도록 거리를 조절합니다.
이건 단순한 기계 구조 변경이 아닙니다. 하드웨어 설계와 AI 제어가 완벽하게 결합된 사례죠. 만약 AI 없이 브러시만 확장 가능하게 만들었다면, 벽에 부딪히거나 물건을 밀어버리는 사고가 빈번했을 겁니다. 반대로 AI만 똑똑하고 브러시가 고정되어 있었다면, 벽면 청소는 여전히 불가능했을 거예요. 이 두 가지가 함께 작동하기 때문에 ‘벽면 청소’라는 오랜 숙제가 해결된 겁니다.
앞에서 쓸고 뒤에서 닦는다: 청소 프로세스의 재구성
전통적인 청소 방식은 ‘먼저 쓸고, 나중에 닦는’ 순서였습니다. 하지만 로봇이 이 방식을 그대로 따르면 같은 구역을 두 번 지나가야 해서 비효율적이죠. 게다가 모든 오염이 같은 방식으로 처리되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BG1 시리즈는 ‘앞에서 쓸고 뒤에서 닦는’ 구조를 채택했지만, 이 두 장치가 독립적으로 작동합니다. 종이나 먼지 같은 마른 쓰레기를 발견하면 앞쪽 쓸기 장치가 작동하고, 음료수나 기름 같은 액체 오염을 만나면 뒤쪽 물걸레 장치만 작동하죠. 심하게 더러운 곳에서는 두 장치가 동시에 작동하면서 브러시 압력과 세제 양을 늘립니다.
이런 방식을 ‘오염 유형별 지능형 분류 처리’라고 부릅니다. 로봇이 한 번만 지나가도 마른 쓰레기와 젖은 오염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어요. 기존 방식보다 훨씬 효율적이고, 청소 품질도 높습니다. 이 역시 AI 네이티브 설계의 결과물이죠.

청소 담당자를 배려한 설계: 자동 브러시 장착 시스템
기술 중심 기업들은 종종 ‘유지보수’를 간과합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매일 반복되는 작은 작업들이 장비의 장기 운영을 좌우하죠. 특히 마모된 브러시를 교체하는 작업은 생각보다 힘듭니다.
기존 장비에서 브러시를 교체하려면 쪼그려 앉아서 무거운 부품을 들어 올리고, 정확한 위치에 맞춘 다음, 공구로 고정해야 했습니다. 청소 업무를 오래 해온 분들, 특히 나이 드신 분들에게는 상당한 신체적 부담이었어요.
Pudu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자동 브러시 장착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작업자는 그냥 브러시를 지정된 위치에 밀어 넣기만 하면 됩니다. 로봇이 센서로 브러시를 인식하고, 기계 구조를 이용해 자동으로 위치를 맞추고 고정하죠. 전체 과정이 10초도 안 걸립니다.
Pudu 팀은 실제 사용자들을 관찰하면서 이 기능을 설계했다고 합니다. 60대 청소 담당자의 손 힘이 약하다는 점, 허리에 오래된 부상이 있다는 점, 오래 구부리고 있으면 힘들다는 점 등을 고려했죠. 최종 목표는 간단했습니다. ‘공구 없이, 허리 굽히지 않고, 힘들이지 않고’ 교체할 수 있게 만드는 것. 차갑게 느껴질 수 있는 산업용 기계가 사람의 신체적 부담을 먼저 생각할 때, 진정한 ‘발명가 정신’이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Pudu의 진화 경로: 자동화에서 AI 네이티브까지
BG1 시리즈는 갑자기 나타난 제품이 아닙니다. Pudu의 청소 로봇 제품군은 세 단계를 거쳐 진화해왔어요.
첫 번째 단계는 전통적인 자동화 청소 로봇 시대였습니다. 이 시기의 로봇들은 기본적으로 기존 청소 장비에 모터와 센서를 추가한 수준이었죠. 정해진 경로를 따라 움직이고, 명확한 장애물은 피할 수 있었지만, 환경을 ‘이해’하지는 못했습니다.
두 번째 단계는 PUDU CC1으로 시작됩니다. CC1은 업계 최초로 쓸기, 물걸레질, 흡입, 먼지 제거 네 가지 기능을 하나의 플랫폼에 통합했습니다. 더 중요한 건 AI 기능을 도입했다는 점이에요. 로봇이 단순히 ‘보는’ 것을 넘어 일부 상황을 ‘이해’하기 시작했죠. 복잡한 공간에서 더 정교한 지도를 만들고, 더 똑똑하게 장애물을 피하며, 벽면 청소 효율도 개선했습니다.
세 번째 단계는 CC1 Pro, MT1 시리즈, 그리고 최신 BG1 시리즈가 여는 ‘AI 네이티브’ 시대입니다. 이 단계에서 AI는 더 이상 부가 기능이 아니라 제품의 핵심 기반이 됩니다. CC1 Pro는 중소형 복합 공간에서 오염 인식과 청소 장치 조율 알고리즘을 강화했고, MT1 시리즈(MT1, MT1 Max, MT1 Vac)는 대면적 건식 청소에 특화되어 ‘발견 즉시 청소’ 기능을 구현했습니다. BG1 시리즈는 이 AI 네이티브 능력을 대형 세정 작업으로 확장한 거죠.
현재 Pudu의 청소 로봇들은 전 세계 소매, 물류, 산업, 교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만 대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수백 만 시간의 실제 운영 데이터가 축적되었고, 이 데이터는 다시 AI 모델 훈련과 전략 최적화에 활용되고 있어요. BG1 시리즈는 바로 이런 경험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탄생한 제품입니다.

장기주의의 힘: 혁신을 능력으로 만들다
BG1 시리즈가 ‘AI 네이티브 대형 세정 로봇’이라는 단계까지 올 수 있었던 이유는 단일 기술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진짜 이유는 Pudu가 기술과 현장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를 지속해왔기 때문이에요.
AI의 진짜 강점은 멋진 모델 이름이 아니라, 실제 세계에서 안정적이고 신뢰성 있게 작동하는 능력에 있습니다. Pudu는 이전 세대 제품들을 다양한 국가와 산업에 배치하면서 엄청난 양의 운영 데이터를 쌓았습니다. 다양한 바닥재와 기후 조건에서 오염이 어떻게 분포하는지, 하루 동안 사람과 차량의 동선이 어떻게 변하는지, 로봇이 낯선 환경에서 어떤 실수를 하는지 등의 정보가 모두 알고리즘에 반영되었죠.
이런 기반 위에서 혁신은 일회성 폭발이 아니라 지속적인 순환 과정이 됩니다. 이전 제품이 현장에서 수집한 데이터로 새로운 알고리즘을 훈련하고, 새 제품은 더 넓은 범위에서 데이터를 수집해 다시 제품군 전체의 업그레이드를 추진하는 거예요. BG1 시리즈의 고성능 AI 플랫폼과 AI Magic Cleaning 능력은 바로 이런 순환을 통해 계속 발전해온 결과물입니다.
Pudu가 BG1 시리즈에서 많은 독특한 설계를 할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고객 중심의 장기주의’를 고수했기 때문입니다. 제품팀은 어떤 기능에 투자할지 결정할 때, 기술 과시가 아니라 “이게 현장의 문제를 진짜로 해결하는가? 장기 운영에서 확실한 가치를 만드는가?”라는 질문을 반복했다고 해요. 그래서 겉으로 보기엔 화려하지 않지만 실제로는 매우 중요한 세부사항들—유지보수가 간단한지, 운영 담당자가 쉽게 다룰 수 있는지, 장비의 장기 가동률이 안정적인지—이 BG1 시리즈 설계의 전제 조건이 되었습니다.
더 깊은 차원에서 보면, BG1 시리즈는 Pudu가 ‘발명가 정신’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결과물입니다. 진정한 발명가는 이해하기 어려운 복잡한 기술을 만드는 게 목표가 아니라, 업계에서 당연하게 여겨지지만 실제로는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을 근본부터 다시 생각하는 사람이죠. 대형 청소 장비의 오랜 문제들—모서리 청소 누락, 환경 적응력 부족, 복잡한 유지보수—에 대해 BG1 시리즈는 타협안이 아니라 구조부터 세부사항까지 전면적인 재설계로 답했습니다.
미래를 정의하려면, 먼저 자신을 재정의해야 한다
BG1 시리즈의 설계와 탄생 과정을 돌아보면, 이 기계가 진짜로 바꾼 건 몇 가지 성능 지표가 아니라 ‘대형 청소 로봇이 무엇이어야 하는가’라는 질문 자체입니다. 많은 제품들이 여전히 자동화 수준에 머물러 물탱크 용량과 배터리 수명으로 경쟁할 때, BG1 시리즈는 ‘환경 이해, 능동적 판단, 사람과의 협업’ 같은 더 높은 차원의 능력에 집중했어요.
Pudu에게 BG1 시리즈는 청소 제품군이 자동화에서 지능화로, 다시 AI 네이티브로 진화하는 중요한 이정표입니다. 동시에 이건 자기 혁신이기도 해요. 먼저 자신의 기술 경계와 제품 기준을 재정의해야만, 업계 전체가 차세대 청소 로봇을 상상하는 방식에 영향을 줄 수 있으니까요.
사용자 입장에서 BG1 시리즈는 더 이상 관리해야 할 대형 장비가 아닙니다. 현장 상황에 따라 계속 성장하고, 점점 더 현장 요구를 이해하는 ‘청소 파트너’에 가깝죠. 업계가 ‘AI 네이티브 능력을 갖췄는가’로 제품을 재평가하기 시작할 때, 경쟁의 차원도 바뀝니다. 진짜 차이는 사양이 아니라 시스템 능력 자체에서 나오는 거예요. 그리고 이건 보통 기술 패러다임이 진짜로 바뀌기 시작할 때 나타나는 신호입니다.
프로스트 앤 설리번의 ‘글로벌 상업용 서비스 로봇 시장 연구 보고서(2023)’에 따르면, Pudu 로봇은 23%의 시장 점유율로 전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상업용 서비스 로봇 업계의 선두 기업으로서, Pudu는 지속적으로 진화하는 청소 제품군을 통해 글로벌 상업용 청소 로봇 시장에서의 선도적 지위를 계속 강화하고 있어요. 현재 Pudu의 청소 제품군 매출 비중은 이미 70%를 넘어섰고, 가장 성공적인 제2의 성장 곡선이 되었습니다.
마치며…
사실 저도 이번에 Pudu라는 이름을 처음 들어봤는데요, 글을 읽어보다 보니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에 큰 거 같아 한번 정리해 봤습니다. 우리나라도 로봇 청소기라던가 여러가지 가전제품을 개발하고 있는데, 관련 업무를 하시는 분들께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우리나라 입장에서도 이런 중국 기업들의 기술 발전 속도는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단순히 청소 로봇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AI를 제품 설계의 핵심으로 삼는 접근 방식 자체가 다양한 산업으로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죠. 경계심을 갖고 냉철하게 이런 흐름을 지켜봐야 할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