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Qwen3.8-Max 등장, 세계 1군 진입한 중국 AI의 진짜 실력은?

2026년 08월 04일

요즘 인공지능(AI) 뉴스를 보면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모델이 쏟아집니다. 대부분은 미국 회사들의 이름이 헤드라인을 장식하곤 했는데요. 그런데 오늘, 중국의 알리바바가 조용히, 그러나 강력한 한 방을 날렸습니다. 바로 차세대 기반 대규모 언어 모델(LLM) Qwen3.8과 그 최상위 버전인 Qwen3.8-Max를 정식 공개한 것입니다.

여기서 ‘기반 모델’이란 챗봇이나 다양한 AI 서비스의 뿌리가 되는 핵심 두뇌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번 Qwen3.8-Max가 성능 순위에서 미국 앤트로픽(Anthropic)의 간판 모델 Claude 시리즈를 바짝 추격하며 ‘세계 1군’에 진입했다는 사실입니다.

Qwen3.8

Qwen3.8이 세계 1군에 올랐다는 게 무슨 의미일까?

우선 성적표부터 보겠습니다. AI 모델의 실력을 비교할 때 자주 쓰이는 Arena(아레나)라는 순위표가 있습니다. 이건 실제 사용자들이 여러 모델의 답변을 블라인드로 비교 평가해서 매기는, 나름 권위 있는 ‘리그 순위표’입니다. 이번에 갱신된 아레나 순위에서 알리바바의 Qwen 모델은 앤트로픽의 Claude 시리즈에 이어 두 번째 자리를 차지하며 전 세계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건 코딩(프로그래밍) 능력입니다. Qwen3.8-Max는 프로그래밍 관련 평가에서 Claude Opus 5나 Fable 5 같은 쟁쟁한 해외 모델의 상위 버전마저 앞질렀다고 합니다.

총 파라미터(모델의 지식과 판단력을 담은 매개변수) 규모가 2조 4천억 개에 달하는데요, 이 숫자가 크다는 건 그만큼 방대한 학습을 소화했다는 뜻입니다. 다만 알리바바는 여기에 희소 MoE(전문가 혼합) 구조라는 기술을 적용했습니다. 쉽게 말해 매번 두뇌 전체를 다 쓰는 게 아니라, 질문에 따라 필요한 ‘전문가 뇌’만 골라 쓰는 방식이라 속도도 빠르고 비용도 아낄 수 있다는 겁니다.

Qwen3.8, 코딩을 사람처럼 스스로 해낸다고?

이번 발표에서 가장 신기했던 부분은 코딩 능력입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AI는 프로그래머 옆에서 함수 몇 줄 채워주는 ‘보조 도구’ 수준이었는데요, 그런데 Qwen3.8은 텅 빈 폴더 하나에서 출발해, 사람의 개입 없이 열흘 넘게 스스로 프로젝트를 진행해 실제로 쓸 수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냈다고 합니다.

알리바바가 공개한 극단적인 사례가 인상적입니다.

“스스로 진화하는 AI 에이전트 시스템을 만들어줘”라는 한 문장만 던졌더니, Qwen3.8은 마치 베테랑 엔지니어처럼 처음부터 설계를 짜고, 작업을 배분하고, 약 16일간 혼자 돌아가며 실제로 작동하는 프레임워크(oh-my-cli)를 완성했다는 것입니다. 이 결과물은 개발자 공유 사이트인 깃허브(GitHub)에 전 과정이 공개되어 있어 누구나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용어를 풀자면, ‘AI 에이전트’란 사람이 일일이 명령하지 않아도 목표를 이해하고 스스로 여러 단계를 처리하는 ‘자율 비서형 AI’를 말합니다. 요즘 AI 업계의 가장 뜨거운 화두이기도 하지요.

법률 문서 일주일 분량을 1시간에? Qwen3.8의 실무 능력

Qwen3.8이 내세우는 또 다른 강점은 ‘진짜 업무(Cowork)’ 처리 능력입니다. 예시가 꽤 구체적입니다.

첫째, 법률 업무입니다. 법무 보조 인력 여러 명이 수백 건의 법률 문서에서 관련 조항 1천여 개를 표시하는 데 보통 일주일이 걸리는데, Qwen3.8은 이걸 1시간 안에 끝냈다고 합니다.

둘째, 데이터 분석입니다. 농구 경기 영상 160시간 분량을 한 장면씩 분석해 8,400여 개의 공수 장면을 정리하고, 선수 전술 분석과 코치용 보고서까지 수십 분 만에 뽑아냈습니다.

셋째, 금융 연구입니다. 여러 명이 수년간 쌓아야 할 정량 투자 전략 연구를, 여러 AI를 동시에 굴려 몇 시간 만에 ETF 순환매매 전략으로 완성했다고 하네요.

물론 이건 알리바바 측이 제시한 사례라 마케팅적인 과장이 섞였을 가능성은 감안해야 합니다. 다만 방향성만 놓고 보면, 반복적이고 노동집약적인 사무 업무가 AI로 대체될 수 있다는 흐름은 분명해 보입니다. 우리나라의 법무·금융·데이터 관련 직종에서도 남의 일이 아니라는 점, 냉정하게 짚어둘 필요가 있습니다.

Qwen3.8은 ‘눈’도 밝아졌습니다 – 멀티모달의 진화

Qwen3.8은 글만 잘 다루는 게 아니라 멀티모달(여러 형태의 데이터를 함께 이해하는 능력)도 크게 향상됐습니다. 여기서 멀티모달이란 글자뿐 아니라 이미지, 표, 영상까지 한꺼번에 이해하는 것을 말합니다.

기사에 따르면 Qwen3.8-Max는 이미지·영상 이해 순위표인 Vision Arena에서 세계 2위를 기록했습니다. 200페이지짜리 재무 보고서 PDF를 읽어내는 건 물론이고, 100시간이 넘는 긴 영상도 소화합니다. 한 기자의 실제 테스트기를 보면, 70분짜리 팟캐스트 영상(오픈AI 샘 올트먼 인터뷰)을 던졌더니 몇 분 만에 주제별 타임라인을 만들고, 각 발언이 나온 원본 구간의 시간 표시(타임스탬프)까지 정확히 붙여줬다고 합니다.

또 AI 연구자 안드레이 카파시가 참여한 수십 페이지 논문을 주고, 본문·표·부록에 흩어진 데이터를 교차 분석해야만 답할 수 있는 어려운 질문을 던졌더니 약 33초 만에 정확한 결론을 내놨다고 하네요. 단순 요약이 아니라 여러 자료를 대조해 논리적 답을 만들어내는 능력, 이건 확실히 놀라운 대목입니다.

가장 무서운 건 성능이 아니라 ‘가격’

사실 이번 발표에서 진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성능이 아니라 가격이라고 봅니다.

Qwen3.8의 사용료는 100만 토큰(AI가 처리하는 글자 단위)당 입력 12위안, 출력 36위안 수준입니다. 캐시(반복 데이터 재활용) 적중 시에는 1.5위안까지 떨어집니다. 이 가격은 해외 경쟁 모델인 Opus 5의 입력 40%, 출력 24% 수준에 불과합니다. 즉 비슷한 성능을 훨씬 싸게 쓸 수 있다는 뜻입니다.

여기에 알리바바는 Qwen3.8-Max를 다음 주에 오픈소스로 공개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27B 버전도 함께 공개 예정). 오픈소스란 누구나 코드를 가져다 무료로 쓰고 수정할 수 있게 개방하는 방식입니다. 알리바바는 2023년부터 지금까지 400개 넘는 모델을 오픈소스로 풀었고, 파생 모델은 20만 개, 누적 다운로드는 10억 회를 돌파해 세계 최대 규모의 오픈소스 AI 가족을 이뤘습니다.

‘성능은 세계 1군, 가격은 반값, 게다가 오픈소스’라는 조합은 솔직히 위협적입니다. 고가의 폐쇄형 모델에 의존하던 시장 구도가 흔들릴 수 있고, 이는 우리나라 AI 기업과 개발자들에게도 기회이자 부담으로 동시에 작용할 수 있습니다. 값싸고 강력한 중국산 오픈소스 모델이 사실상 표준으로 자리 잡을 경우, 국내 서비스들도 이 흐름을 무시하기 어려워질 테니까요.

Qwen3.8의 등장을 마냥 반갑게만 볼 게 아니라, 중국 AI의 빠른 추격 속도를 냉정하게 지켜봐야 할 시점입니다. 우리야 중국이라는 나라의 특수성(?) 때문에 왠지 중국 AI 무턱대고 사용하기가 좀 꺼려지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런 기술을 중국 기업들은 빠르게 도입해서 그만큼 더 앞으로 도약할 것을 생각하니 아찔하기도 하네요.

참고로 Qwen3.8의 API는 이미 Qwen AI 플랫폼에 올라왔고, 알리바바가 같은 날 선보인 사무용 에이전트 제품 ‘Qwen 오피스’에도 연동되었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한번 써 보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