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IT 업계에서 ‘용하(龙虾, 영어로는 Lobster)’라는 단어가 요즘 뜨겁습니다. 이 랍스타는 실제 바닷가재가 아니라 AI 에이전트(Agent)를 지칭하는 중국식 별명인데요. 특히 OpenClaw라는 오픈소스 AI 에이전트 프레임워크가 올해 초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랍스타’라는 표현이 자연스럽게 정착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중국 검색 엔진 대기업 바이두가 이 랍스타 생태계를 본격적으로 장악하기 시작했습니다.
2026년 3월 17일, 바이두는 자사의 ‘랍스타 풀 패키지’를 대거 공개했습니다. PC용 AI 데스크톱 어시스턴트 DuMate, 스마트홈 기기와 결합한 ‘가정용 랍스타’ 샤오두 랍스타, 그리고 모바일 전용 AI 어시스턴트 앱 RedClaw까지, 말 그대로 우리 생활의 모든 디지털 접점을 랍스타로 채우겠다는 전략입니다.

랍스타가 뭐길래? AI 에이전트의 진화
먼저 랍스타, 즉 AI 에이전트가 무엇인지 간단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기존의 AI 챗봇은 우리가 질문하면 답변을 해주는 수준이었죠. 하지만 AI 에이전트는 한 단계 더 나아가 실제로 ‘행동’을 합니다. 예를 들어 “내일 오전 회의 자료 정리해줘”라고 하면, 관련 파일을 찾고, 내용을 요약하고, PPT까지 만들어주는 식입니다.
OpenClaw는 이런 AI 에이전트를 누구나 쉽게 만들고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오픈소스 플랫폼입니다. 마치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하듯, 랍스타에게 다양한 ‘스킬(Skills)’을 추가해서 기능을 확장할 수 있어요. 그리고 바이두는 이 OpenClaw 생태계에 자사의 기술력과 서비스를 총동원해 독자적인 랍스타 제품군을 만들어낸 겁니다.
바이두의 AI Agent 랍스터 패밀리 소개

DuMate: 당신의 PC에 상주하는 AI 비서
바이두가 이번에 공개한 첫 번째 제품은 DuMate입니다. 이건 PC용 AI 데스크톱 어시스턴트로, 이번 주 정식 출시 예정이라고 하네요.
DuMate의 가장 큰 특징은 ‘네이티브 통합’입니다. 여기서 네이티브란 운영체제나 시스템에 처음부터 깊숙이 통합되어 있다는 뜻인데요.
DuMate는 바이두의 전체 서비스 생태계와 연결되어 있어서, 로컬 컴퓨터에 있는 다양한 형식의 파일들을 직접 처리할 수 있습니다. 워드 문서든, 엑셀 파일이든, PDF든 상관없이 말이죠. 더 놀라운 건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넘나들며 작업을 완수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이메일에서 정보를 추출해서 엑셀에 정리하고, 그걸 다시 프레젠테이션 자료로 만드는 일련의 과정을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거죠.
기업 사용자를 위한 보안 기능도 강화했습니다. 기업급 권한 설정이 가능하고, 모든 작업은 미리 설정된 보안 샌드박스(안전한 격리 공간) 안에서 실행됩니다. 랍스타가 회사 기밀을 유출하거나 잘못된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통제하는 장치인 셈이죠.
샤오두 랍스타: 집 안 곳곳에 스며드는 AI
두 번째 제품은 ‘샤오두 랍스타’입니다. 샤오두(小度)는 바이두가 만든 AI 음성 어시스턴트 브랜드인데요, 우리나라의 네이버 클로바나 SK의 누구와 비슷한 제품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바이두는 이 샤오두 기기에 자사의 랍스타 기술인 DuClaw를 완전히 통합시켰습니다.
샤오두 랍스타의 핵심은 ‘음성 한 마디로 복잡한 일 처리’입니다.
발표 현장에서 시연된 사례가 인상적이었는데요. 직원이 샤오두를 불러 “맥도날드 커피 한 잔 여기로 배달해줘”라고 말하자, 샤오두 랍스타가 알아서 맥도날드 앱을 실행하고, 커피를 선택하고, 배송 주소를 입력해서 주문을 완료했습니다. 사용자는 마지막 결제 단계에서만 확인하면 되는 거죠.
샤오두 랍스타는 세 가지 특징을 강조합니다.
첫째, ‘언제든 사용 가능’입니다. 음성으로 부르기만 하면 되니까 스마트폰을 꺼내거나 컴퓨터 앞에 앉을 필요가 없어요.
둘째, ‘온 가족이 사용 가능’합니다.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복잡한 기술을 몰라도 말만 하면 되니까 진입 장벽이 낮죠.
셋째, ‘완결형 사용’입니다. 온라인 AI 어시스턴트와 오프라인 스마트 기기가 연결되어, 랍스타가 계획한 일을 실제로 실행까지 완료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예를 들어 “내일 출근길 교통 상황 확인하고 일정 알려줘”라고 하면, 랍스타가 날씨와 교통 정보를 확인하고, 캘린더를 체크해서 스마트 스크린으로 실시간 브리핑을 해줍니다. 심지어 집 안의 IoT 기기들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어요.
RedClaw: 주머니 속 AI 에이전트
세 번째는 모바일 전용 AI 어시스턴트 앱 RedClaw입니다. 이건 ARM 아키텍처 기반으로 만들어진 모바일 특화 랍스타인데요, 스마트폰에 앱만 설치하면 자연어로 대화하며 사용할 수 있습니다.
RedClaw의 강점은 ‘크로스 앱 협업’입니다. 여러 앱을 넘나들며 복잡한 작업을 처리할 수 있다는 건데요. 더 놀라운 건 24시간 클라우드에서 자동 실행된다는 점입니다. 스마트폰을 꺼놓아도 클라우드 서버에서 랍스타가 계속 일을 하고 있다는 거죠.
일반 소비자(ToC) 시나리오에서는 주식 이상 징후 알림 같은 기능을 수행합니다. 특정 종목을 모니터링하다가 급등락이 발생하면 자동으로 알려주는 식이죠. 전문가(ToP, Professional) 시나리오에서는 더욱 강력합니다. 예를 들어 소셜미디어 운영자라면, RedClaw에게 “숏폼 영상 대본 써줘”라고 하면 대본을 작성하고, AI 영상 생성 앱을 자동으로 실행해서 영상까지 만들어줍니다.
기업(B2B) 시나리오에서는 전자상거래 다중 매장 관리에 활용됩니다. 여러 쇼핑몰에 입점한 판매자라면, RedClaw가 정해진 시간마다 주문과 고객 문의를 확인하고, 요약 보고서를 만들고, AI로 자동 답변까지 해줍니다. 운영 효율이 크게 올라가는 거죠.
랍스타의 어두운 면: 보안과 통제 문제
하지만 랍스타가 마냥 장밋빛 미래만 보여주는 건 아닙니다. 실제로 OpenClaw 생태계에서는 ‘랍스타 실종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요. 개방된 인터페이스를 악용하거나, 악성 스킬(Skills)을 설치해서 랍스타를 ‘중독’시키거나, 대화 중간에 명령어를 가로채서 랍스타를 오작동시키는 사례들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바이두 보안 부사장 펑징후이(冯景辉)는 “명령은 단지 요청일 뿐, 제어 권한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바이두는 자사 랍스타에 3단계 격리 메커니즘을 구축했습니다.
첫째, 물리적 격리입니다. DuClaw는 클라우드 가상 스마트폰에서 실행되어, 사용자의 실제 기기 데이터와 완전히 분리됩니다. 로컬 정보를 가져오지 않는다는 거죠.
둘째, 실행 환경 격리입니다. 각 사용자는 독립된 클라우드 스마트폰 인스턴스를 사용하고, 작업 데이터는 별도로 저장되어 교차 접근을 방지합니다.
셋째, 권한 제어의 가시화입니다. DuClaw의 모든 작업 과정은 추적 가능하며, 중요한 단계에서는 사용자의 승인을 받아야만 계속 진행됩니다.
또한 데이터는 암호화되어 저장되고, 계정 삭제 시 모든 클라우드 데이터를 한 번에 지울 수 있습니다. 강력한 비밀번호 정책과 무작위 암호 메커니즘으로 약한 비밀번호 노출 위험도 차단했죠. 네트워크 접근도 엄격히 관리해서, 외부의 무단 로그인을 금지하고 모든 리소스를 전용 계정에 배치해 데이터 주권을 독립적으로 보장합니다.
스킬 공급망 보안도 강화했습니다. 바이두 자체 개발 스킬이나 커뮤니티에서 광범위하게 검증된 신뢰할 수 있는 스킬만 제공하고, 설치 전 악성 스킬 스캔을 실시합니다. 위험이 발견되면 즉시 차단하고, 이미 설치된 스킬도 실시간으로 위험 변화를 모니터링 해 경고를 보냅니다.

랍스타 스킬 생태계: 검색부터 앱 개발까지
바이두는 이번 발표에서 랍스타 스킬 전체 지도도 공개했습니다. 총 17개 카테고리의 스킬을 선보였는데요, 그중 몇 가지 주목할 만한 스킬을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바이두 검색 스킬입니다. OpenClaw 공식 스킬 스토어인 ClawHub에서 이미 4만 5천 회 이상 다운로드되었고, 전 세계에서 다운로드 1위를 기록한 검색 엔진 공식 스킬입니다. 출시 이후 사용자 수가 4배 이상 증가했다고 하네요. 랍스타가 실시간 정보를 검색하는 능력은 필수적이기 때문에, 검색 스킬의 인기는 당연한 결과일 겁니다.
바이두 AI 검색은 일반 소비자용 바이두 검색과 달리, 생성형 AI를 위해 특별히 설계된 전문 검색 서비스입니다. 바이두 백과사전, 알라딘(阿拉丁, 바이두의 구조화된 데이터 플랫폼) 등 고품질 리소스를 개방하고,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 영상 등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반환할 수 있습니다.
바이두 스마트 클라우드의 고객 서비스 플랫폼 ‘커위에(客悦)’는 첫 번째 마케팅 디지털 직원 스킬을 출시했습니다. 콘텐츠 제작, 스마트 도달, 데이터 인사이트 전체 프로세스를 커버하며, 원클릭 배포로 바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가장 흥미로운 건 ‘먀오다(秒哒)’ 스킬입니다. 이건 전 세계 최초의 애플리케이션 생성 스킬인데요, 자연어 대화만으로 웹페이지, 미니 프로그램, 앱 개발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OpenClaw에 연결하면 코드 작성부터 앱 생성, 배포까지 전체 프로세스를 자동화할 수 있어요.
실제로 한 개발자는 먀오다 스킬을 사용해 온라인 테스트 도구를 만들었는데, 단일 링크로 7일간 5천 건이 판매되어 총 3만 위안(약 600만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고, 수익은 8만 위안(약 1,600만 원)을 넘었다고 합니다. 기술이 없어도 아이디어만 있으면 돈을 벌 수 있는 시대가 온 거죠.
또 하나 주목할 스킬은 ‘파머우(伐谋, Famou)’ 스킬입니다. 이건 전 세계 최초로 알고리즘이 스스로 진화하는 스킬인데요, 파머우 엔진과 각종 앱을 연결하는 중간층 역할을 하며 알고리즘 자체 연구 능력을 완성합니다.
AI for Science(과학 연구를 위한 AI) 시나리오에서 파머우는 문헌 검색, 코드 생성, 실험 반복, 논문 작성을 자동으로 완성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 공기저항 계수 예측에서는 시뮬레이션 시간을 며칠에서 몇 초로 압축하고, 설계 주기를 몇 주에서 몇 시간으로 단축시켰습니다. 파머우 스킬은 알고리즘 자체 진화를 모니터링하고, 자동으로 출력된 보고서와 차트를 바로 활용할 수 있어, 전체 연구 주기를 몇 주에서 몇 시간으로 압축합니다. 엔지니어는 대화식으로 시작만 하면, 나머지 작업은 모두 파머우에게 맡길 수 있는 거죠.
바이두 치엔판(千帆, Qianfan) 플랫폼은 2월에 Coding Plan을 출시했습니다. 이건 AI 네이티브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코딩 구독 서비스로, 주요 AI 도구와 완전히 호환되어 바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에이전트 시나리오를 위해 바이두 치엔판 Coding Plan은 장문 캐시(Cache) 기능을 구축해, 반복 계산과 로딩 대기 과정을 줄였습니다.
랍스타 전쟁의 시작: 중국 AI 생태계의 새로운 전장
바이두 그룹 부사장이자 바이두 스마트 클라우드 사업군 총재인 션더우(沈抖)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새로운 시대의 운영체제로서 OpenClaw는 거의 모든 하드웨어에 개입하여, 지금까지의 하드웨어 장벽을 깨고 통합 생태계를 형성할 것입니다.”
OpenClaw가 올해 초 폭발적으로 인기를 끈 이후, 불과 두 달도 안 되어 바이두는 완전한 랍스타 제품군을 선보였습니다. 이 기간 동안 업계의 논의는 “할 수 있는가”에서 “어떻게 하고, 어떻게 쓰고,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로 빠르게 전환되었습니다.
바이두는 국내에서 가장 먼저 OpenClaw 배포를 지원한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 중 하나입니다. 올해 1월 28일 선도적으로 배포 솔루션을 출시했고, 춘절(설날) 전에 경량 클라우드 배포 LS 서비스, 치엔판 OpenClaw 등의 제품을 연이어 출시했죠.
그리고 이번 발표로 바이두는 랍스타 제품 매트릭스를 완전히 펼쳐 보였습니다. 사무실, 모바일, 가정이라는 세 가지 핵심 시나리오를 선점하며, 사용자의 일상생활을 끊김 없이 커버하는 구조를 완성한 겁니다.
우리나라 입장에서 보면, 중국의 AI 기술 발전 속도가 실로 놀랍습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중국 IT 기업들은 서구 기술을 따라가는 입장이었지만, 이제는 AI 에이전트라는 새로운 영역에서 독자적인 생태계를 빠르게 구축하고 있어요. 바이두의 랍스타 전략은 단순히 제품 출시를 넘어, 사용자의 생활 전반에 AI를 침투시키려는 야심찬 계획으로 보입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보안과 통제에 대한 강조입니다. 랍스타가 실종되거나 오작동하는 사례가 빈번해지자, 바이두는 선제적으로 3단계 격리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이는 기술의 발전만큼이나 그에 따른 위험 관리도 중요하다는 걸 보여주는 대목이죠.
중국 AI 기술의 이런 빠른 발전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AI 에이전트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이 선점 효과를 누리고 있고, 이는 향후 글로벌 AI 생태계의 주도권 경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나라 IT 기업들도 이런 흐름을 예의주시하며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할 시점입니다.
OpenClaw로 부터 촉발된 랍스타 열풍, 이제 AI가 챗봇에서 머무는 게 아니라 우리의 PC, 스마트폰, 집 안 곳곳에 스며들어 실제로 일을 처리하는 디지털 노동자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바이두의 이번 발표는 그 진화의 속도가 우리 예상보다 훨씬 빠르다는 걸 보여줍니다. 중국의 AI 기술 발전, 계속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